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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따뜻한 동행'을 묻다... 연극 '로봇손녀' 5월 대학로에서 앵콜 공연

80석 규모의 작은 지하극장 제이원씨어터의 무대 위, 세상에서 가장 현대적인 질문이 펼쳐진다. 극단 마음같이가 주최하는 '2026 맘&맘 페스티벌'의 첫 번째 공연작 연극 '로봇손녀'가 5월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 대학로에서 앵콜 공연을 펼친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일상의 일부가 된 시대, 이 작품이 던지는 화두는 무엇일까.

고독한 노년, 그리고 예상 밖의 동행자

이 작품의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깊이가 있다.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할머니의 일상이 배경이다. 남편 없이 홀로 세 자녀를 키워냈지만, 자식들은 어머니를 뒷전에 두고 각자의 삶에 몰두한다. 고독과 외로움으로 점철된 일상 속, 할머니의 곁에는 예상 밖의 동반자가 있다. 바로 중고 로봇 손녀다.

인간의 따뜻한 손길 대신 차가운 금속의 팔을 맞이해야 하는 할머니.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로봇만이 할머니를 가족처럼 돌본다. 할머니는 손녀처럼 아끼는 로봇을 인간과 동등하게 사유할 수 있도록 직접 업그레이드한다. 디지털 기술로 더욱 발전한 로봇 손녀와 함께, 할머니는 마지막 생을 의미 있게 채워가기 시작한다.

'인간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

연극 '로봇손녀'의 가장 큰 매력은 겉으로는 가볍고 현대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가족의 의미와 인간관계의 본질을 묻는다는 점이다. 과연 인간만이 인간성을 가지는 것일까?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반드시 사랑하는 가족일까?

이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은 고령화 사회, 개인화 시대에 와해되고 있는 전통적 가족 개념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핵가족이라는 말도 이미 구시대적 표현이 되어버린 현재, 가족이란 테두리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로봇 손녀라는 상징적 존재를 통해, 이 작품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누가 진정한 가족인가, 사랑하는 관계란 무엇인가.

탄탄한 극작과 감동적인 연출의 조화

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창작진의 실력이다. 희곡을 맡은 설용수는 춘천인형극제 희곡상을 수상한 경험 많은 작가다. 동화와 동시집, 어린이극과 성인극을 다양하게 발표해온 그는 특유의 서정적 문법으로 가족의 사랑과 의미를 풀어냈다.

연출을 맡은 현대철은 '그대는 봄', '동행' 등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들로 정평이 난 거장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도 때로는 뭉클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무대를 채워내며 저릿하면서도 따스한 극 전체의 톤을 만들어냈다. 2인극의 특성상 배우들의 감정선에 모든 것이 집중되는데, 현대철 연출은 제한된 무대 위에서 가능한 최대의 표현력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실력파 배우들의 섬세한 호흡

주역을 맡은 두 배우 역시 각각의 대표작을 통해 실력을 증명했다. 배우 류지애는 '그대는 봄'으로 서울연극제 연기상과 여주인공페스티벌 여주인공상을 수상한 배우다. 배우 박세이(홍보물에 따라 일부는 김혜연으로 표기)는 제2회 연문페스티벌의 공연작 '감자'에서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생존에 몸부림치는 여인 역을 통해 관객의 심장을 사로잡은 배우다.

두 배우는 할머니와 로봇이라는 전혀 다른 존재를 연기하면서도, 그 사이에 피어나는 인간적 정서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 단 두 명의 배우, 무한한 감정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이들의 호흡을 보는 것도 이 공연의 또 다른 매력이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관계'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결국 '누군가와의 연결'이다. 로봇이라는 최첨단 기술 앞에서 이 작품은 역설적인 질문을 던진다.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는가, 아니면 단절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가.

2025년 제25회 월드2인극페스티벌의 공식 참가작으로 호평을 받았던 이 작품이, 이번 앵콜 공연을 통해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80석이라는 작은 규모의 극장은 배우들과 관객 사이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흐름마저도 함께 숨 쉴 수 있게 한다. 극장의 크기만큼 소중한 '가족 같은 관객과의 호흡'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정보

극단 마음같이 '2026 맘&맘 페스티벌' 첫 번째 공연 '로봇손녀'는 5월 5일(화)부터 10일(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의 제이원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평일(화~금)은 오후 7시 30분, 주말 및 공휴일은 오후 3시에 시작한다. 러닝타임은 약 60분이며, 만 13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티켓 가격은 전석 30,000원이다.

대학로의 작은 지하극장에서 펼쳐지는 이 공연은, 바쁜 현대인에게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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