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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칼럼] 정주영이 2026년에 살아 있다면 ① — "운은 가만히 있는 자를 돕지 않는다"

최봉혁 (ESG 경영 칼럼니스트 / 스포츠피플타임즈)

죽을 힘을 다해 뛰고 있는 놈의 앞길에 슬쩍 놓이는 것이 운이다.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생전에 남긴 이 한마디가, 2026년 유튜브 쇼츠에서 150만 뷰를 넘기며 MZ세대의 스마트폰을 관통하고 있다. 반세기 전, 500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바클레이즈 은행을 설득해 4,300만 달러 차관을 끌어낸 사내의 육성(肉聲)이 왜 지금, 다시 울리는가. 필자는 이 질문의 답이 2026년 글로벌 ESG 경영의 한복판에 있다고 본다. 가만히 있는 기업은 이제 퇴출된다. 운은, 움직이는 기업에게만 온다.

ESG, '착한 구호'에서 '무역 장벽'으로 전환되다

2026년 1월 1일,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인증서 구매가 본격 시행되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공식 발표에 따르면,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6개 품목을 EU에 수출하는 모든 기업은 제품에 내재된 탄소 배출량(embedded CO₂e emissions)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탄소 배출량은 더 이상 환경 지표가 아니라, 관세이자 매출원가로 환산되는 실질적 무역 장벽이 된 것이다.

Climate Change News(2026.4.16)는 "EU 탄소세가 데이터 격차로 인해 효율적인 생산자마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하며, 탄소 데이터의 정확성 자체가 수출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변수임을 경고했다. 미국 법률사무소 O'Melveny & Myers는 "2026년을 대비해 알아야 할 사항"이라는 보고서에서, CBAM이 EU 수입업자에게 상품의 탄소발자국을 정확히 산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인증서를 구매하도록 요구한다고 분석했다.

정주영 회장이 살아 있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봤을까. 그는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이렇게 썼다. "무슨 일을 시작하든지 된다는 확신 90%와 반드시 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 10% 외에,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단 1%도 가지지 않는다." CBAM 앞에서 "안 될 수도 있다"며 관망하는 기업에게, 반세기 전의 이 한마디는 매섭다.

바클레이즈의 500원, 그리고 2026년 전환금융의 교차점

1971년, 런던. 미국과 일본의 은행들이 모두 거절한 조선소 건설 차관을 들고, 정주영은 바클레이즈 은행 앞에 섰다. 조선 경험도, 실적도, 도크(dock)도 없었다. 그가 꺼내든 것은 500원짜리 지폐 한 장이었다. 그 위에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인쇄되어 있었다. "우리 민족은 이미 16세기에 철갑선을 만든 민족입니다." The Guardian(2001.3.28) 부고 기사는 이 장면을 기록하며 "그는 500원짜리 지폐의 거북선 그림으로 바클레이즈를 설득해 조선 사업의 차관을 얻어냈다"고 썼다. UPI통신(2026.3.16)은 HD현대 창립 54주년을 맞아, 이 일화를 재조명하며 "한 기업인의 담대한 도전이 1,2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조선 거인을 탄생시켰다"고 보도했다.

2026년, 이 장면은 '전환금융(Transition Finance)'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고 있다. Harvard Business Review(2026.2.18)는 "ESG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에 근본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하며, "열정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 실용적이고 리스크 중심적인 접근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막연한 탄소 중립 선언만으로는 자금을 유치할 수 없고, 구체적인 탈탄소 현금흐름을 입증해야만 저금리 자본 조달이 가능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

1971년의 정주영이 거북선 한 장으로 조선소의 미래를 증명했듯, 2026년의 기업은 탄소 데이터라는 '거북선'으로 전환금융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증거 없는 약속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데이터가 말하는 것: "움직이는 기업"이 초과 수익을 낸다

Bloomberg Intelligence는 'ESG 2.0: 2026 Outlook' 보고서에서 결정적인 데이터를 제시했다. "높은 ESG 점수를 가진 기업이 총수익률과 위험조정수익률 모두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으며, 이 결과는 전통적 팩터 노출로 설명되지 않았다(Companies with higher ESG Scores showed better total and risk-adjusted performance, and the results were not explained by traditional factor exposures)." 블룸버그는 이 스코어링 프레임워크가 "운영 규율, 거버넌스 품질, 또는 기타 재무적으로 유의미한 속성을 포착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같은 보고서는 기후 관련 재해가 200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18.5조 달러의 지출을 유발했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인플레이션 조정된 미국 대공황 비용을 합산한 것보다 크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회복탄력성·인프라 준비도 지수(Bloomberg Prepare & Repair Index)는 2025년 S&P 500을 500bp(5%p) 초과 달성했고, 5년간 연평균 7.2%의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의 'Scaling the Standard 2026' 보고서는 또 다른 숫자를 제시한다. 전 세계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국가들이 이미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기준을 법적·규제적 체계에 도입했거나 도입 절차를 진행 중이며, CDP를 통해 환경 데이터를 공시하는 기업 중 87%가 IFRS S2 기준 질문의 80% 이상에 대해 응답했다. 전년 대비 4%p 상승이다.

정주영 회장은 "생각이 돈이다"라고 했다. 2026년, 그 '생각'은 데이터로 번역되어야 한다. 데이터 없는 ESG는 거북선 없이 바클레이즈에 서는 것과 같다.

공급망이라는 전쟁터: Scope 3의 11.4배 함정

CDP에 따르면, 기업의 공급망 배출량(Scope 3)은 자체 직접 배출량(Scope 1)보다 평균 11.4배 높다. 이 수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2026년 기업 경영의 지형을 바꾸는 구조적 변수다. EU 공급망 실사지침(CSDDD)이 옴니버스법안 확정 이후 실전 단계에 진입하면서, 2·3차 협력사에서 환경 파괴나 인권 침해가 식별될 경우 원청 기업에 매출액 최대 5%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것은 정주영 회장이 평생 강조한 '신용(信用)'의 문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그는 "사업은 망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신용은 한 번 잃으면 그것으로 끝이다"라고 했다. 2026년, 공급망의 탄소 데이터가 부정확하거나 협력사의 환경·인권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는 것은 곧 '기업 신용의 파산'이다. 통관이 막히고, 거래가 끊기며, 투자가 철수되는 구조적 위기가 현실화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Hyundai Motor Company의 '2025 지속가능성 보고서(Road to Sustainability)'에 따르면, 현대차는 2045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운영하며 공급망 ESG 진단지표를 통해 협력사의 환경·인권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현대차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사장 겸 CEO는 "이동수단의 탄소 배출 제거가 단순한 사업 전략을 넘어, 2045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 브랜드 저널에 기록된 정주영의 철학은 이렇다. "현대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현대는 길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다(Hyundai did not start by building cars. Hyundai started by building roads)." 2026년, 그 '길'은 탄소 추적 시스템이고, 공급망 디지털 실사 인프라이며, 데이터로 증명되는 넷제로 로드맵이다.

한국 기업이 서 있는 자리: 조용함이 가장 위험하다

한국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로드맵이 구체화되고 있으나, 다수의 중견·중소기업은 아직 탄소회계 시스템 구축은커녕 Scope 3 경계 설정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한국 기업의 대(對)EU 수출 비중을 고려하면, CBAM 인증서 구매 비용은 직접적인 매출원가 상승으로 연결된다.

Harvard Law School Forum on Corporate Governance(2026.5.7)는 "ESG 변화의 물결: 지속가능성과 ESG 투자 축소를 둘러싼 서사 변화 분석"이라는 논문에서, Fortune 1000 기업 중 50개사의 2026년 1분기 위임장(DEF 14A)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ESG 서사가 '이념'에서 '재무적 실용주의'로 전환되고 있음을 실증했다. 이 전환은 한국 기업에게 양날의 검이다. 구호만 외치던 시대는 끝났지만, 데이터로 증명하는 기업에게는 자본 시장이 문을 활짝 연다.

정주영 회장은 "고정 관념이 사람을 멍청하게 만든다"고 경계했다. "ESG가 조용해졌으니 끝났다"는 판단은 2026년 한국 기업이 품을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고정 관념이다. CDP 보고서가 보여주듯, 전 세계 GDP의 60%를 대표하는 국가들이 ISSB 기준을 도입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자본의 75%(미국 제외)를 차지하는 20개 이상의 관할권이 이미 움직이고 있다. 조용한 것은 ESG가 아니라, 준비하지 못한 기업의 미래다.

2026년 이후: COP31과 '정의로운 전환'이 묻는 것

2026년 11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COP31은 '감축을 넘어선 적응과 실질적 이행', 그리고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Just Transition Mechanism)'을 핵심 의제로 다룬다. UNFCCC 공식 발표에 따르면, COP31은 완화(mitigation), 적응(adaptation), 금융(finance) 분야의 워크스트림을 강화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포함한 교차 영역에 초점을 맞춘다. 국제인권연맹(FIDH)은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은 시민 공간과 전환 과정에서의 의미 있는 참여를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독보적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것은 AI 도입 과정에서의 고용 불안, 고탄소 산업 노동자의 직무 전환, 장애인과 취약계층의 포용이라는 ESG의 'S(Social)' 영역과 직결된다. 블룸버그 보고서가 지적했듯, 기후 관련 재해로 인한 18.5조 달러의 비용은 보험사, 지방정부, 인프라 기획자, 국가 리스크 분석가 모두에게 장기적 재정 노출을 재평가하게 만든다.

정주영 회장은 말년에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의식주를 얼마나 잘 갖추고 누리며 사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좋은 영향을 얼마나 미치면서 사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그는 "위대한 사회는 평등 의식 위에 세워지게 되어 있다"고 단언했다. 아산재단(Asan Foundation)을 설립하며 "이익을 가장 외롭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은, ESG의 S가 기업의 면죄부가 아니라 경영의 본질이어야 한다는 선언이었다.

엔딩: 운은 뛰는 자의 앞길에 놓인다

정주영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길이 없으면 길을 닦았고, 거북선 한 장으로 세계 최대 조선소를 세웠으며, 황무지에서 고속도로를 깔았다.

2026년, ESG는 선택이 아니라 무역 장벽이고, 공시는 자율 보고가 아니라 법적 책임이며, 데이터는 마케팅이 아니라 생존의 언어다. 이 전환의 한복판에서, 반세기 전 한 기업인의 한마디가 여전히 가장 정확한 나침반이 된다.

"운이란 때라고 생각한다. 좋은 때라고 손 놓고 앉아 있어도 호박이 굴러 들어오지 않는다. 나쁜 때라도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하면 더 나쁜 결과를 맞게 되는 것은 아니다."

가만히 있는 기업에게 운은 오지 않는다. 뛰는 기업의 앞길에만, 슬쩍 놓인다.

출처 정리

European Commission,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taxation-customs.ec.europa.eu, 2026)

Climate Change News, "EU carbon tax risks penalising efficient producers over data gaps" (2026.4.16)

O'Melveny & Myers LLP, "How the EU's New Default Emissions Values Under CBAM Impact US Exporters" (2026)

Bloomberg Intelligence, "ESG 2.0: 2026 Outlook — Ten Data Insights Showing the Continued Rise of Climate Risk" (2026.1.22)

CDP, "Scaling the Standard 2026" (2026.4.30)

IFRS Foundation, "Jurisdictions representing over half the global economy by GDP take steps towards ISSB Standards" (2024.5)

Harvard Business Review, "Research Reveals a Fundamental Shift in How Investors View ESG" (2026.2.18)

Harvard Law School Forum on Corporate Governance, "ESG Shifting Tides: An Analysis of the Changing Narrative" (2026.5.7)

Hyundai Motor Company, "2025 Sustainability Report: Road to Sustainability" (hyundai.com)

Hyundai Worldwide Brand Journal, "Growing a Dream: Heritage" (hyundai.com)

Asan Chung Juyung Museum / Hyundai Motor Group, "Challenge" (asan-chungjuyung.com)

The Guardian, Obituary: Chung Ju-yung (2001.3.28)

UPI, "HD Hyundai marks 54 years, grows into $120B shipbuilding giant" (2026.3.16)

UNFCCC, "COP31 — Antalya, November 2026" (unfccc.int)

FIDH, "Road to COP31: The new Just Transition Mechanism must live up to its name" (2026)

정주영 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제삼기획

시사용어 정리 — 칼럼 속 핵심 키워드 해설

1. 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 탄소국경조정제도

EU(유럽연합)가 도입한 '탄소 관세'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등 탄소 집약 제품을 EU로 수출할 때, 해당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내재 탄소, Embedded Emissions)에 상응하는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2023~2025년까지는 보고만 의무였던 전환기였으나, 2026년 1월 1일부터 실제 인증서 구매가 본격 시행되었다. 쉽게 말해, 자국에서 탄소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만든 제품이 EU에 싸게 들어오는 것('탄소 누출')을 막기 위한 장치다. 한국의 대EU 수출 기업에게는 탄소 배출량이 곧 추가 관세, 즉 매출원가 상승을 의미한다.

2. ISSB (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IFRS재단 산하에 설립된 국제기구로, 전 세계 기업의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 공시를 표준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핵심 기준은 두 가지다. IFRS S1은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의 일반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IFRS S2는 기후 관련 리스크와 기회에 대한 구체적 공시를 규정한다. CDP에 따르면 전 세계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국가들이 이미 ISSB 기준을 법적·규제적 체계에 도입했거나 도입 절차를 진행 중이다. ESG 공시가 '자율'에서 '의무'로 전환되는 글로벌 분수령을 만든 핵심 기구다.

3. Scope 3 (스코프 3) | 가치사슬 간접 배출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류하는 GHG 프로토콜(Greenhouse Gas Protocol) 체계에서, Scope 1은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공장 굴뚝, 사업장 보일러 등), Scope 2는 구매한 전력·열·증기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 그리고 Scope 3는 원자재 채굴, 부품 운송, 제품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전체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발생하는 모든 간접 배출을 의미한다. CDP에 따르면 기업의 Scope 3 배출량은 직접 배출량(Scope 1)보다 평균 11.4배 높다. 측정이 가장 어렵지만, CBAM과 공급망 실사 시대에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4. CSDDD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 EU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

EU가 제정한 지침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게 자사 사업 운영뿐 아니라 전체 공급망(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와 환경 파괴를 식별·예방·완화·보고할 법적 의무를 부과한다. 2026년 2월 26일 최종 확정본이 공표되었으며, 2·3차 하위 협력사에서 아동 노동이나 환경 파괴가 발견될 경우 원청 기업에 매출액 최대 5%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핵심은 '공급망 전체에 대한 책임의 법적 확장'이다.

5. 전환금융 (Transition Finance)

이미 친환경인 사업('그린')에만 자금을 지원하는 '녹색금융(Green Finance)'과 달리, 아직 친환경이 아니지만 저탄소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는 기업·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 활동을 말한다. 철강·화학·시멘트·항공 등 당장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 수 없는 고탄소 산업이 단계적으로 탈탄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2026년 금융 시장의 핵심 화두로, 막연한 탄소 중립 선언이 아닌 구체적인 탈탄소 현금흐름과 공정 전환 투자 계획을 입증해야만 저금리 자본 조달이 가능하다.

6. 그린워싱 (Greenwashing) | 위장 환경주의

'녹색(Green)'과 '세탁(Washing)'의 합성어로,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으면서 친환경인 것처럼 홍보·마케팅하는 기만 행위를 말한다. 과장된 친환경 광고, 근거 없는 탄소 중립 선언, 일부만 친환경인 제품을 전체가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행위 등이 해당한다. ISSB 공시 의무화 시대에는 공시 데이터의 오류나 과장이 징벌적 과징금, 소송, 투자자 이탈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어, 그린워싱 자체가 기업의 가장 큰 '공시 리스크'로 부상했다.

7. 넷제로 (Net Zero) | 순배출 제로

인간 활동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에서, 흡수·제거하는 양을 뺀 순(純)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 주로 이산화탄소(CO₂)의 순배출 제로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넷제로는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등 6대 온실가스 전체의 순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여 범위가 더 넓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45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선언했다.

8. RE100 (Renewable Energy 100%)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자발적 캠페인이다. 국제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2014년 출범시켰으며,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 100% 전환을 목표로 한다. 애플·구글·삼성전자 등 4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RE100에 가입한 기업의 협력사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추세여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9. COP31 (Conference of the Parties 31) |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체약국들이 매년 모여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2026년 11월 9~20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개최되며, **감축(Mitigation), 적응(Adaptation), 기후금융(Finance)의 워크스트림 강화와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Just Transition Mechanism)'**이 핵심 의제다. NDC 3.0(국가결정기여,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이행 점검과 손실·피해(Loss and Damage) 기금 운영도 주요 안건이다.

10. 정의로운 전환 (Just Transition)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불이익을 받는 노동자·지역사회·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원칙과 정책 프레임워크를 말한다. 석탄 발전소 폐쇄로 실직하는 광부, AI 도입으로 대체되는 노동자, 고탄소 산업 지역의 경제적 쇠퇴 등이 대표적 사례다. COP31에서는 이를 구체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JTM)'의 제도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11. TNFD (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 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기업과 금융기관이 자연자본(수자원·토양·생물다양성·산림 등)에 대한 의존도와 영향, 그리고 자연 관련 리스크와 기회를 평가·관리·공시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설립된 글로벌 협의체다. 기후변화에 초점을 맞춘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의 '자연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물 스트레스 지역의 용수 부족, 원자재 산지 생태계 파괴 등이 자산 가치를 20% 이상 훼손할 수 있는 리스크로 부상하면서, 자연자본의 재무화가 2026년 ESG의 새로운 전선이 되었다.

12. E-E-A-T (Experience, Expertise, Authoritativeness, Trustworthiness)

구글이 웹 콘텐츠의 품질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4대 기준으로, **경험(Experience)·전문성(Expertise)·권위성(Authoritativeness)·신뢰성(Trustworthiness)**의 약자다. 구글 검색 순위를 직접 결정하는 알고리즘 요소는 아니지만, 구글의 검색 품질 평가자가 콘텐츠를 평가할 때 핵심 참고 기준으로 사용한다. ESG 칼럼이 구글 뉴스에서 상위 노출되려면, 칼럼니스트의 전문성과 경험, 매체의 권위성, 출처의 신뢰성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13. ESG Alpha (ESG 알파)

투자에서 '알파(Alpha)'란 시장 평균 수익률(벤치마크)을 초과하는 초과 수익을 의미한다. ESG Alpha는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 투자할 때 시장 평균을 웃도는 초과 수익이 발생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Bloomberg Intelligence의 2026년 보고서는 높은 ESG 점수를 가진 기업이 총수익률과 위험조정수익률 모두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는 실증 데이터를 제시했다. ESG가 '착한 경영'이 아니라 '돈이 되는 경영'임을 뒷받침하는 핵심 개념이다.

14. 옴니버스법안 (Omnibus Regulation)

EU가 기존의 여러 지속가능성 관련 규제(CSRD, CSDDD, EU 택소노미 등)를 하나의 법안 패키지로 묶어 간소화·조정하는 통합 규제 개정안이다. 기업의 규제 부담을 줄이고 실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2026년 확정되면서 CSDDD를 포함한 EU 지속가능성 규제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15. 탄소발자국 (Carbon Footprint)

개인·기업·제품·서비스의 전체 생애주기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CO₂ 환산 단위(CO₂e)로 표현한 것이다. CBAM 시대에는 제품 단위의 탄소발자국을 정밀 측정하여 인증서 비용을 산정해야 하므로, ERP(전사적자원관리)와 탄소회계 시스템의 연동이 필수가 되었다.

본 용어 정리는 [ESG경영칼럼] "그들이 살아 있다면" 시리즈의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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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칼럼] 정주영이 2026년에 살아 있다면 ① — "운은 가만히 있는 자를 돕지 않는다"

최봉혁 (ESG 경영 칼럼니스트 / 스포츠피플타임즈)죽을 힘을 다해 뛰고 있는 놈의 앞길에 슬쩍 놓이는 것이 운이다.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생전에 남긴 이 한마디가, 2026년 유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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